붉은 폭풍(Red Storm Rising)

 

자료제공 : 박상진님(http://myhome.hananet.net/~stellark/indextc.htm)
저    자 : 톰 클랜시
출 판 사 : 잎새
출 판 일 : 1992년 5월 1일
권    수 : 전 3권
정    가 : 각 5,500원

 

 

현대 전쟁은 인간성이 부족하다. 하지만 긴박감은 엄청나다.
 -Mr. 켈로웨이(작품 속의 종군기자)

 

  별이 반짝이던 어느 밤, 이슬람계 테러분자에 의해 시베리아의 정유 콤비나트가 파괴된다. 그 손실은 전체 원유생산의 34%, 휘발유의 44%, 디젤유의 50%에 달한다. 소련에서는 원유 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페르시아만을 점령하기로 결정하고, 그러기 위해 NATO를 무력화시킬 계획을 세운다. 바로 '붉은 폭풍 작전'이다. 개전 직전  스패츠나츠를 이용해 NATO의 핵심 통신, 지휘, 항만 시설 등을 급습하려던 초기 작전이 실패한 채, NATO군과 소련군과의 전면 전쟁이 시작된다.
  전쟁의 초기는 쌍방의 장점이 여지없이 무너지면서 진행된다. 소련에 비해 질적 우위는 물론 양적 우위까지 점하고 있던 (거의 유일한) 분야인 NATO의 해군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소련은 아이슬랜드를 전격 점령하여 GIUK(그린랜드-아이슬랜드-영국을 잇는 소너부이 라인)라인을 무너뜨린 후 잠수함을 대서양으로 진출시킨다. 또, 소련 해군 항공대(그 유명한 백파이어가 등장한다.)는 기발한 대함 미사일 공격 작전으로 막강한 미국 항모전투단을 궤멸시킨다.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던 대서양에서의 NATO의 제해권과 제공권을 효과적으로 저지한 것이다.(그렇다고 소련이 제해권을 잡았다는 것은 아니다.) 이제 잠수함은 물론 해군 항공대를 통해 NATO군의 수송선단을 공격함으로써, 전쟁의 관건인 미국에서의 전쟁 물자 수송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시작한다.

  소련의 압도적 양적 우위가 예상되던 지상전도 예상과  다르게 진행된다. 스텔스 전투기를 이용한 소련측 조기경보기를 격추함으로써 나토군은 독일 상공에서의 제공권을 장악한다. 제공권을 장악한 나토군은 막대한 항공 지원을 바탕으로 소련 지상군을 저지한다. 여기에 더해, 개전 직전 소련군의 주요 기동로상에 있던 다리들을 파괴함으로써 소련군의 기동을 효과적으로 방해한다. 결국 독일에서는 서진하는 소련군과 이를 저지하려는 NATO군의 치열한 전투가 계속된다.
  NATO군의 계속된 공격으로 아이슬랜드는 다시 NATO군에게 넘어가고, NATO의 수송 선단을 공격하는 백파이어 항공단을 잠수함의 토마호크 공격으로 비행장에서 파괴한다. 이에 독일에서는 미국 수송선단의 도착하는 등 소련이 수세에 몰린다.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해 소련 고위층에서는 전술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지만, 이를 우려한 알렉세이에프 대장의 쿠데타로 인해 소련 군부는 몰락한다. 결국 새로운 군부의 정전협상으로 전쟁은 끝을 맺는다.
  이 소설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유심히 봐야 할 것은 몇몇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흥미로운 전략 게임이다. '시카고'함의 맥파티, '파리스'와 '루벤 제임스'의 모리스, 아이슬랜드의 에드워즈, 젊은 소련군 부사령관 알렉세이에프. 이들이 엮어가는 이야기는 현대의 하이테크 전쟁에도 인간성을 잃지 않는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작가 탐 클랜시의 군사적 지식이 총망라되어 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조춘제의 평

  소련이 붕괴되기 이전 가장 가능성이 높던 나토와 소련 간의 제3차 대전을 다룬 것이다. 핵 전쟁을 가정하면 결과가 너무 싱거울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 비핵 상황을 설정한 것으로 생각된다. 핵무기가 펑펑 터지는 마당에 전차나 보병의 기동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 소설은 당시까지 알려진 거의 대부분의 병기, 전략 등 군사적 지식을 총동원한 작품이라 평할만 하다. 심해에서의 잠수함전, 선단 호위 함대의 대잠수함전, 스텔스 전투기에 의한 조기 경보기 격추, 전차전을 포함한 대규모 지상전, 대위성 미사일을 이용한 정찰 위성 공격,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등 말로만 듣던 현대전의 실체를 낱낱이 보여 주고 있다.

  특히 미국 항모전단에 대한 구소련의 대함 미사일 벌떼 공격은 군사 매니아 사이에서 가장 흥미롭게 토론되던 주제 중의 하나였는데, 그는 이것을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다. 요즘에야 수직 발사기를 갖춘 이지스함 덕분에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겠지만, 책에서는 소련의 작전이 압승을 거두는 것으로 묘사된다.
  책에는 F19라고 이름 붙여진 전투기도 재미있다. 이는 F117 나이트 호크로 고쳐져야 한다. 당시 미국은 새로운 스텔스 전투기가 개발된다는 사실만 짧막하게 발표했을 뿐 철저하게 비밀을 지켰다. 그래서 이 새로운 항공기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는데, 제식 명칭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F18 호넷과 비운의 항공기가 된 F20 타이거 샤크 사이인 F19일 것이라는 추측이 유력했다. 클랜시도 이런 일반적인 추측에 따라 스텔스 전투기를 F19로 이름지었다. 하지만, 미국 당국은 이런 추측이 무색하게 F117이라는 의외의 제식 명칭을 부여했다. 클랜시가 한방 먹은 셈이 됐다. F117은 공대공 전투 능력이 없는 순수 공격기로 알고 있는데, 소설에서는 공대공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다. 내가 잘못 알고 있는지 아니면 톰 클랜시가 불완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너무 오버했나?
  

  소련도 망했고, 3차 대전의 가능성이 아주 희박해진 지금 이 소설을 읽어도 여전히 재미있다. 역시 Military Thriller는 전면 전쟁을 다루어야 제격이다.

 

2000년 5월 10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