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동지(Debt of Honor)

 

자료 제공 : 박상진님(http://myhome.hananet.net/~stellark/indextc.htm)
저     자 : 톰 클랜시
출  판 사 : 고려원
출  판 일 : 1995년 8월 1일
권     수 : 전 3권
가     격 : 7,000원

 


돌이켜보면 그것은 전쟁을 시작하는 방식치곤 몹시도 기묘했다.
관계자들 중에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던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고,
그 또한 우연히 그렇게 될 수 있었을 뿐이다.

-본문 중에서
   

  일본의 재벌 기업가인 야마다는 사이판의 땅과 미국내 투자금융회사 콜럼버스 그룹을 사들인다. 인도양에서는 인도 해군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인다. 월스트리트의 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콜럼버스 그룹의 컴퓨터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인스톨시키고는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별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이 세 가지 사건은 미국에 닥쳐올 폭풍의 전주곡이 된다.
  은퇴해서 투자 금융 회사에 취직해 있던 잭 라이언을 대통령이 다시 불러들인다. 국가 안보 보좌관이 된 라이언은 미국의 군사력이 생각보다 심각하게 약화되었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러던 중에 일본제 연료탱크를 쓴 승용차에서 사고가 나 일가족이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언론에서는 이를 대서특필하고 대일 무역 불균형에 불만이었던 트랜트 하원의원은 일본 제품의 수입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다. 이 법안으로 일본 내 반미감정은 고조되고 야먀다의 후원을 받는 고토가 총리에 오른다. 이제 야마다의 계획이 실행에 옮겨질 때가 온 것이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전략 무기 감축 협정에 따라 양국에 남은 전략탄도 미사일을 폐기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따라 지구상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 위성발사용으로 만든 SS-19를 제외하고는.
  

  미-러 양국 대통령이 마지막 미사일을 폭파시킨 날, 사건이 터진다. 일본 공수부대가 여객기 편으로 괌 및 사이판 공항에 도착, 마리아나 제도를 점령한다. 미-일 합동 군사훈련에 들어갔던 일본의 구축함은 사고를 가장해 미국의 항공모함 두 척에 어뢰를 발사하고, 또한 두 척의 미국 잠수함을 격침시킨다. 미국 본토에서는 콜럼버스 그룹에 설치한 프로그램이 작동해 미국의 증시가 붕괴될 위험에 빠진다.
  혼란에 빠진 미국 정부에 일본 대사는 일본에 전략핵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전달한다. 일본의 SS-19는 핵탄두를 적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는 일본의 이러한 침략 행위를 저지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이제 태평양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항공모함은 한 척도 없고, 인도 해군의 움직임 때문에 인도양의 항공모함을 뺄 수도 없는 입장이다. 또한 가동 가능한 잠수함의 숫자도 일본에 비해 훨씬 적다. 일본에는 미국에 없는 전략핵무기까지 있는 상황이다.
  라이언은 러시아 해외정보국(구KGB) 국장 골로프코와 손을 잡고 미-러 공동으로 일본 내 핵무기 기지의 위치를 조사한다. 또한 혼란에 빠진 증시를 바로잡을 대책
(바이러스가 작동한 이후의 모든 거래를 없었던 일로 하고, 다시 능청스럽게 시작하는 절묘한 계획)을 강구해 떨어진 달러화의 가치를 인상하고 엔화를 공격한다. 일본의 공격으로 손상을 입은 두 척의 항공모함 중 한 척이 응급복구를 통해 일주일 내로 바다에 나갈 수 있다는 보고를 받은 라이언은 기자들을 불러모아 연막작전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한다. 기자들의 도움으로 항공모함이 일본을 향해 출항한 이후에도 방송에서는 그 일에 대해 함구한다.
  마침내 일본내 핵무기의 위치를 알아낸 미국에서는 일본에 특수부대를 침투시킨다. RAH-66 코만치 스텔스 헬리콥터를 포함한 특수부대는 일본 내에서 조기경보기 파괴, 요인 암살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마침 일본에 위장 신분으로 잠입해 있던 클라크와 채비스도 일본 내에서 임무에 동참한다. 한편 B-2 스텔스 폭격기 부대는 핵미사일이 있는 계곡을 공격해 미사일을 파괴하는데 성공한다. 잭슨 소장이 이끄는 항공모함 전대도 마리아나 제도에 대한 조직적인 공격을 감행한다. 이로써 야마다의 음모는 막을 내리고 일본에서는 고가 총리가 재취임하여 전쟁은 끝을 맺는다.
  모든 사건이 끝난 후, 라이언은 의회의 추천을 받아 부통령의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그 취임식날, 분노에 찬 일본 여객기 기장의 테러로 대통령이 사망하고 라이언은 대통령의 자리를 승계한다.

 

  (요즘 미국의 비행기 자살 테러와 연관되어 이 소설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비행기 자실 테러를 정확하게 예고했다고나 할까? (혹은 테러범들이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이 소설에서는 테러의 주범은 극우 성향의 일본 민항기 기장으로, 이번 전쟁에 민간인으로서 가장 적극적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도움을 준 사람이다. 항공 자위대 조종사 출신으로, 일본 이지스함 함장의 형이기도 한데, 괌 공항에 자위대 특수 부대를 수송한 민항기를 몬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다. 그는 전쟁이 결국 일본의 패패로 끝나자 자신의 비행기-승객과 기내 승무원은 모두 내린 상태이며, 부기장을 살해했다.-의 몰고 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의회 건물에 가미가제식으로 충돌했다. 관제사나 경호원 등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공격으로 잭 라이언 일행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의사당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대통령과 각부 장관들, 상하원 의원들, 대법원 판사 등 삼부 요인들 거의 전부-이 사망했다. 이후 줄거리는 <행정 명령>으로 이어진다.)

 

조춘제의 평

  붉은 폭풍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본격 military thriller물이다. 하지만, 붉은 폭풍에 비해 박진감은 훨씬 떨어진다. 특수 부대의 활동만 있을 뿐 기갑이나 보병들의 전투도 없다. 본격적인 해상 전투도 등장하지 않고 다만 훈련을 가장한 일본군의 공격만 있을 뿐이다. 역시 구소련이 몰락한 이후에는 제대로 된 미국의 적은 없으며, 따라서 제대로 된 military thriller도 나오기 힘들다는 말이 사실일까? (그런 점에서 우리 나라는 다행이다. 전쟁 위협이 상존하는 나라에 사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지, 내가 분단을 즐거워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지금은 일본 경제가 미국에 찍소리도 못하지만, 콜롬비아 영화사가 소니에 넘어가고, 록펠러 센터가 일본 기업에 팔리던 시절도 있었다. 소설은 당시 이러한 위기감을 반영하는 소설이다. 사이버전의 모습도 보인다. 현재야 컴퓨터 기술이 하도 발전해 소설에 묘사된 것 이상의 사이버전 기술이 개발되었지만, 이 당시에는 이것만도 쇼킹한 것이었다. 컴퓨터 바이러스 하나로 미국 경제를 결딴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웠는지.

 

2000년 5월 10일 작성, 2001년 10월 추가